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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남해안 날씨는 어땠을까

역사는삶의보고다

by 좀지나가자 2022. 1. 3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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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남해안날씨는어땠을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 #난중일기 ( #亂中日記 )'는 지금부터 424~430년 전에 쓰였다. 음력 1592년 1월부터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 전인 1598년 11월까지 약 7년으로, 임진왜란(1592~1598년) 기간을 거의 대부분 포함한다.

난중일기 전체 1593일 치 중에서 1551일 치에는 매일의 하늘 상태, 강수 특성, 바람 특성, 체감기온 같은 날씨가 꼼꼼히 기록돼 있다.

그렇다면 난중일기에 나타난 16세기 남해안 날씨는 어땠을까.

공주대 대기과학과 서명석 교수와 차소영 연구원은 한국기상학회 저널 '대기(Atmosphere)'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420여 년 전인 16세기 말 남해안 날씨 특성을 분석한 결과, 현재 #전남여수지역 의 현재 날씨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조선시대에는 세종 23년(1441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측우기로 강수량을 측정했으나, 현재 남아 있는 자료는 대부분 1770년 6월 이후 서울에서 측정한 것이어서 16세기 이전 남해안의 기상 관측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1551일 치 일기에 날씨 꼼꼼히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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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의 난중일기

 

연구팀은 분석을 위해 난중일기 날짜를 양력으로 바꾼 다음, 기상청 여수 기상대의 30년 간(1991~2020년) 기상 자료와 비교했다.

1591년 2월부터 이순신 장군이 주로 머물렀던 곳으로 판단되는 #여수진남관 ( #전라좌수영의본영 )과 여수 기상대는 직선거리로 약 450m 떨어져 있고, #임진왜란당시전함이입출항했던여수항 은 진남관에서 직선거리로 약 540m 떨어져 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난중일기에 나타난 연평균 강수일수가 약 90일로, 지금의 강수일수 95~100일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월별 강수일수도 지금의 계절 변동과 유사한 특성을 나타냈다. 다만, 1월과 2월의 경우는 지금보다 2배 정도로 많았고, 5월은 절반 수준으로 적었다.

특히, 1598년 1월의 경우 강수일수가 13일로 유달리 많았는데, 이는 이상 기상 현상이 발생한 탓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남해안 지역에서는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데 1597년 12월부터 1598년 2월 초까지는 눈이 많이, 그리고 연속적으로 내렸다.

연구팀은 연속적인 강수 유무를 바탕으로 장마를 분석했는데, 난중일기 속의 장마는 6월 14~21일에 시작됐고 7월 6~17일에 끝나는 것으로 나타나 이 역시 현재와 매우 유사했다.

이에 따라 장마 기간은 18~33일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장마 기간이 해마다 차이가 나타나는 현재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비가 내린 시간도 오전보다는 오후와 야간(새벽 포함)이 많아 현재 상황과 유사했다.

#장마 6월 14~21일 시작해 #지금과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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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진남관

 

바람의 경우 전체 일기 중 14%인 218일 치에만 기록돼 있어 정확한 분석에는 한계가 있지만, 여수 기상대의 ' #바람장미 '와 비교했을 때 풍향이나 풍속 등의 분포에서 상당히 유사했다.

바람 장미는 어떤 지점에서 일정한 기간의 방위별 풍향 출현 빈도를 방사 모양의 그래프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난중일기 내용을 바탕으로 판단한 #이상저온현상은7년동안모두6일 , #이상고온현상은21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 #찌는더위 ’, ‘ #쇠를녹일더위 ’로 표현된 여름철 폭염은 모두 16일, ‘ #살을에는듯이추움 ’, ‘ #추위가배나혹독해짐 ’ 등으로 표현된 겨울철 한파는 모두 9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 #강풍으로지붕이벗겨져서비가새었다 ’, ‘배를 정박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비바람이 불었다’, ‘바람막이가 산산조각이 나고 삼대 같은 폭우가 내렸다’와 같은 표현이 2~3일 지속한 것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태풍의 내습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밖에 난중일기에는 가뭄과 우박·서리·번개·무지개·안개 같은 기상현상과 일식·월식·유성우 등 천문 현상들에 대한 기록도 들어있다.

"전쟁에서 날씨 중요성 깨달았다는 방증"

 

충무공 사후 200년 뒤 1795년(정조 19) 왕명으로 [이충무공전서]를 편찬하면서 그려넣은 전라좌수영 거북선 그림으로, 현재 전해지는 거북선 그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사진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연구팀은 "난중일기는 16세기 말 남해안 지역 기후 특성에 대해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해준다"며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잦은 병환 중에도 날씨를 상세히 기록한 점은 이순신 장군이 전쟁에서 날씨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인지하였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충무공이 1593일의 일기 중 날씨를 적지 않은 날 수는 불과 42일(2.6%)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현재 남아있는 일기는 연도별로 42~345일 치가 남아있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130일)과 정유재란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598년(42일)에는 적었고, 1594~1596년에는 307~345일 치가 남아있다.

월별로는 5~8월에 기록이 많고, 10~12월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잦은 질환으로 고통 겪은 기록도

 

난중일기에 나타난 특이한 점은 장군이 수시로 복통과 식은땀, 몸살, #곽란 등으로 식사도 못 하였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공무를 보지 못할 정도로 병을 앓았다는 것이다.

곽란(癨亂)은 음식이 체하여 토하고 설사하는 #급성위장병 이다. 물을 잘 못 마시거나, 뱃멀미 등으로 위가 손상됐을 때도 일어난다.

공주대 연구팀은 장군의 건강 이상과 관련된 내용은 1593일의 일기 중 약 100여 회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사를 다투는 전쟁, 그로 인한 불규칙한 생활(식사, 수면, 장거리 이동 등), 과로와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난중일기는 국보로 지정됐으며, 충무공이 직접 쓴 초고본 8권 중 7권이 남아 현재 아산 현충사에서 보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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